살짝 부실한 번역과 사소한 마감의 결함이 있지만 누아르물의 어둑한 감성과 추리물의 재미를 흥미롭게 엮어낸 비주얼 노벨입니다. 음료 제조 시뮬레이터로 접근한다면 허술한 제조 과정과 심심한 일러스트에 실망스러울 테지만 서점 아래 조용히 자리잡은 바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대화하는 분위기 속에서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기대한다면 보기보다 흥미진진합니다.

퍼즐을 풀어야 참석할 수 있는, 러스티 레이크의 10주년 기념 파티. 참석하기 위한 퍼즐은 쉬운 편이지만 기존 시리즈들을 경험해 보지 않았다면 어리둥절 할 부분도 없지는 않은데, 대부분 이걸 플레이 하는 분들은 유경험자이실 테니 무난하실 겁니다. 진행은 수월하지만 파고들면 어렵고 숨겨진 요소들을 찾는 맛이 있는, 러스티 레이크 시리즈의 재미는 여전합니다.

실수를 만회하고 재시도의 부담을 줄이고 게임 속도를 늦추는 등 접근성을 높이는 여러 요소들로 캐주얼함을 더했지만, 반동을 이용한 점프로 까다로운 조작을 요구하는 정밀 플랫포머. 무엇보다 비주얼이 캐주얼하지 않다는 점에서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지만, 탄력 있는 조작감과 깔끔한 레벨 디자인이 돋보여 하드코어한 플랫포머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도전해 봐도 좋습니다.

그림을 분리한 후 조합해서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내는 숨은 그림 찾기와 그림자 퍼즐의 조합은 신선하지만, 개발자 특유의 그림체가 게임의 재미를 해칩니다. 똑 떨어지는 덩어리가 알맞게 연결될 때의 명쾌함을 느끼기엔, 그림이 너무 지저분하고 마감이 깔끔하지 못하거든요. 도저히 게임을 진행할 수 없는 수준의 현지화의 문제도 있어 추천할 수 없습니다.

귀여운 다람쥐가 동족을 도우며 황금 도토리를 모으는 게임입니다. 집도 짓고 요리도 하면서요. 작은 인벤토리와 느린 이속, 다소 불친절한 퀘스트와 길 안내는 불편함을 느끼게 하지만, 구석구석의 만듦새는 무난합니다. 무엇보다 다람쥐가 사랑스러워서, 아기자기하고 평화로운 심부름 게임에 끌린다면 추천합니다.

잠입과 파쿠르를 내세운 게임에서 안타깝게도 잠입과 파쿠르가 엉망진창입니다. 정교한 맵 디자인은 찾아보기 어렵고, 파쿠르의 조작감은 불쾌함을 줍니다. 야박한 체크 포인트로 불필요하게 반복해야 하는 구간은 너무 많고요. 연출과 마감의 상태도 매우 부실해, 재미는 물론 어떤 면에서도 만족할 만한 구석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림보"의 음울한 실루엣과 "포탈"의 전도되는 공간을 한 데 섞은 플랫포머. 적당한 판단력과 순발력을 요구하며 때로는 운에 맡기며 돌파해야 하는 이십 여 개의 스테이지들은 매번 새로운 퍼즐을 제시합니다. 몰아치며 플레이 하게 만들 장치가 없다는 건 아쉽지만, 기분 좋은 조작감과 경이로운 비주얼은 독특한 플랫포머를 찾는다면 단비 같은 게임입니다.

눈부신 삽화와 뛰어난 음향 연출로 단숨에 게임의 세계 속으로 끌어들이지만, 전투와 성장과 탐험이라는 핵심 기둥이 엇박자를 내며 완성도를 갉아먹습니다. 장르를 융합하려는 실험정신과 풍부한 분위기 덕분에 잠재력은 있지만, 그 가능성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시스템 사이의 이음새를 정밀하게 다듬어야 할 것 같습니다.

무작위성이 매우 강한 로그라이크로 방 조각을 이어붙여 비밀을 파헤치는 게임입니다. 매우 독창적이고 깊이 있습니다. 번역 툴의 도움을 받는다면 기본 진행에서의 언어 압박은 크게 없고요. 하지만 지나친 랜덤성은 플레이를 지루하고 피로하게 만듭니다. 지식 기반 퍼즐이 취향에 맞아야 하며, 좌절하지 않고 탐구하려는 의지와 집착에 가까운 끈기가 필요합니다.